
2025년 현재, 로봇 산업은 단순한 자동화 단계를 넘어 인간의 행동과 감각을 모방하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 공장에서 단순 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산업용 로봇뿐 아니라, 사람처럼 걷고 말하고 손을 사용하는 인간형 로봇(humanoid robot)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실용화가 진행 중이다. 이 두 로봇은 목적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정확한 구동력, 정밀한 센서, 그리고 강력한 제어 시스템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 위에 설계된다.
로봇의 진보를 이끄는 것은 단순히 외형이나 인공지능이 아니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몸을 움직이게 하는 근육과 관절”, “세밀하게 감각을 읽는 눈과 피부”, 그리고 “전체를 통제하는 뇌”에 해당하는 하드웨어 부품이다. 이 세 영역이 완벽하게 조화될 때, 로봇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복잡한 환경에서도 판단할 수 있다.
이 시간에서는 인간형 로봇과 산업용 로봇의 가장 중요한 핵심 부품을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 살펴본다. 첫째는 모터와 감속기 등 구동계, 둘째는 센서 및 감각 시스템, 셋째는 제어 시스템과 AI 통합 기술이다. 각각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함께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1. 로봇의 근육과 관절: 모터, 감속기, 구동계의 핵심
로봇이 움직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구동계’다. 이는 인간의 근육과 관절에 해당하며, 로봇의 정확성과 내구성을 좌우한다. 일반적으로 구동계는 모터(servo motor)와 감속기(reducer)로 구성된다. 모터는 동력을 발생시키고, 감속기는 그 동력을 안정적이고 정밀하게 전달한다. 특히 산업용 로봇은 미세한 오차도 생산 품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정밀 감속기의 품질이 핵심이다.
현재 산업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일본 나브테스코(Nabtesco)와 하모닉드라이브(Harmonic Drive)의 감속기다. 이 두 회사의 부품은 전 세계 산업용 로봇의 약 70% 이상을 점유한다. 반면, 한국과 중국은 이 기술의 국산화에 힘쓰고 있으며, 현대중공업, 두산로보틱스, 하이윈 등이 감속기 내재화를 추진 중이다. 인간형 로봇에서도 이러한 감속기는 가벼우면서도 강한 내구성을 가져야 하며, 토크 제어가 세밀해야 사람의 걸음이나 손동작을 자연스럽게 재현할 수 있다.
구동계의 혁신은 로봇의 사용처를 결정짓는다. 예를 들어, 테슬라 옵티머스나 삼성의 인간형 로봇은 전기 모터와 유압 시스템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동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근육처럼 미세한 힘 조절이 가능하게 하여, 로봇이 유리컵을 집거나 계단을 오르는 동작을 구현할 수 있게 한다. 즉, 구동계는 로봇의 ‘생명력’을 부여하는 핵심 기관이라 할 수 있다.
2. 로봇의 눈과 귀: 센서와 감각 시스템의 정밀화
로봇이 인간처럼 환경을 인식하려면 ‘감각 기관’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시각, 청각, 촉각에 해당하는 각종 센서가 포함된다. 비전 센서(vision sensor), 라이다(LiDAR), IMU 센서, 토크 센서, 포스 센서(force sensor)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로봇의 위치, 속도, 힘, 주변 사물의 거리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로봇이 상황에 맞게 행동하도록 돕는다.
산업용 로봇에서는 주로 3D 비전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가 핵심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공정에서 로봇이 용접 지점을 정확히 찾거나, 물류 창고에서 제품을 자동으로 분류하기 위해서는 수 밀리미터 단위의 정밀 시각 센서가 필요하다. 반면 인간형 로봇에서는 얼굴 인식, 사물 구분, 보행 중 장애물 회피 등 더 복합적인 시각 처리 능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딥러닝 기반의 멀티모달 인식 시스템이 탑재된다.
최근에는 로봇의 ‘촉각’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인간형 로봇 손에 장착되는 압력 센서, 스트레인 게이지, 전도성 고무 센서 등은 물체의 질감과 무게를 감지해 더 정교한 조작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소프트뱅크의 ‘페퍼(Pepper)’나 아지노모토의 조리 로봇은 음식 재료의 상태를 감지하여 요리를 조절할 수 있을 정도다. 결국 센서의 발전은 로봇이 단순한 ‘기계’에서 ‘지각을 가진 존재’로 진화하는 출발점이 된다.
3. 로봇의 뇌: 제어 시스템과 AI 통합 기술
로봇이 단순히 움직이는 것과 ‘스스로 판단하여 행동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제어 시스템이다. 제어 시스템은 수많은 센서와 모터를 실시간으로 통합 관리하며, AI 알고리즘을 통해 로봇이 환경에 적응하도록 만든다. 산업용 로봇은 일반적으로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를 사용하지만, 인간형 로봇은 **AI 칩 기반의 중앙제어유닛(CPU+GPU 구조)**을 사용해 자율 판단을 수행한다.
2025년 기준으로, 엔비디아(NVIDIA)는 로봇용 플랫폼 ‘Jetson Thor’를 통해 인간형 로봇용 AI 제어 칩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는 초당 수조 회의 연산을 처리하며, 모터 제어와 인공지능 연산을 동시에 수행한다. 삼성전자, LG전자, 테슬라 등도 AI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여 로봇의 두뇌 성능을 강화하는 중이다. 산업용 로봇에서는 이러한 고성능 칩을 통해 예측 유지보수(Predictive Maintenance)와 협동 로봇 제어가 가능해지고 있다.
AI 통합 제어 기술은 향후 로봇의 ‘자율성’을 결정할 것이다. 인간형 로봇이 사람과 대화하며 서비스할 수 있고, 산업용 로봇이 공정 중 이상을 스스로 감지해 조정하는 시대가 곧 현실화된다. 따라서 로봇 산업에서 AI 칩, 제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통신 기술의 중요성은 기계적 부품 못지않게 핵심적이다.
로봇 산업은 눈에 보이는 외형보다 내부의 정밀한 부품과 제어 기술에 의해 진화한다. 모터와 감속기는 로봇의 힘과 움직임을 결정하고, 센서 시스템은 로봇이 세상을 인식하게 만들며, 제어 시스템과 AI는 로봇에게 판단 능력을 부여한다. 이 세 요소가 함께 발전할 때, 인간형 로봇은 사람과 공존할 수 있고 산업용 로봇은 인간을 대신해 더 위험하고 정밀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앞으로의 로봇 시장은 단순히 “누가 더 큰 로봇을 만드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정교한 부품과 통합 시스템을 갖추는가”의 경쟁으로 변할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감속기, 센서, AI 제어 반도체 분야의 기업들이 향후 로봇 산업의 숨은 핵심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로봇의 미래는 인간의 신체와 두뇌를 얼마나 정밀하게 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 시대, 인간형 로봇과 산업용 로봇의 핵심 부품은 곧 미래 산업의 근육이자 신경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