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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은 무엇인가?

by 둔팅우여우 2025.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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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가상화폐 시장은 늘 요동친다. 하루에도 수십 퍼센트씩 가격이 오르내리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그래프를 보면, 일반 투자자들은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이런 변동성 속에서 “안정적인 가상화폐”라는 개념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이다. 말 그대로 ‘안정된 코인’이라는 뜻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처럼 가치가 시장에서 자유롭게 변하는 대신, 법정화폐(달러, 유로, 원화 등) 또는 자산(금, 국채 등)에 그 가치를 연동시켜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예를 들어, 가장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는 1 코인을 1달러로 유지하기 위해 실제 달러 예치금이나 채권으로 그 가치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자산 시장의 ‘기준 화폐’ 역할을 하며, 투자자들은 급변하는 시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된 거래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안정’을 보장하는지가 스테이블코인의 핵심이다.

 

1. 스테이블코인의 기본 구조와 작동 원리

 

스테이블코인은 일반적으로 세 가지 방식으로 설계된다. 법정화폐 담보형, 암호자산 담보형, 그리고 알고리즘형이다.

첫 번째인 법정화폐 담보형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신뢰성이 높은 방식이다. 발행사는 은행 계좌에 실제 달러나 국채 등을 보유하고, 그만큼의 코인을 발행한다. 사용자가 코인을 회수하면 동일한 가치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구조다. 예를 들어 테더(USDT)나 USD코인(USDC)이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는 암호자산 담보형으로, 다른 암호화폐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다. 대표적인 예가 이더리움 기반의 DAI 코인이다. 사용자는 일정량의 이더리움을 스마트계약에 예치하고 그 담보 가치의 일정 비율만큼 DAI를 발행받는다. 만약 담보 가치가 하락하면 자동 청산 메커니즘이 작동해 코인의 가치를 안정화한다.

마지막으로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은 담보 없이 시장의 공급량을 자동으로 조절해 가치를 유지하는 형태다. 그러나 2022년 루나(LUNA) 사태에서 보듯, 알고리즘형은 극단적인 시장 상황에서 쉽게 붕괴할 수 있다는 위험이 드러났다. 이 사건 이후 투자자들은 ‘무담보 안정성’이라는 개념에 회의적인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

 

2. 스테이블코인의 실제 활용과 역할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히 가격이 안정된 암호화폐 그 이상이다. 실제로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의 대부분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루어진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달러로 직접 교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USDT나 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중간 매개로 활용한다. 즉, 디지털 거래의 ‘기준 통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또한 해외 송금이나 결제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근로자가 필리핀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할 때, 은행 수수료 없이 몇 분 만에 송금이 가능하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블록체인 기술 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전통 금융에서는 며칠이 걸리고 수수료가 높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이 장벽을 낮췄다.

기업들도 이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결제 기업인 페이팔(PayPal) 은 자체 스테이블코인 PYUSD를 발행했고, 일부 국가에서는 국경 간 결제용으로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병행하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3. 스테이블코인의 한계와 규제 이슈

 

하지만 ‘안정적’이라는 이름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이 완벽하게 안전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투명성이다. 특히 테더(USDT)의 경우, 실제 보유 자산이 공시된 만큼 존재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꾸준히 이어졌다. 이는 투자자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었다.

또한 국가별 규제 환경이 아직 정립되지 않아 법적 불확실성이 크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스테이블코인을 증권으로 분류할지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고, 유럽연합은 MiCA(암호자산시장규제법)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자산 보유와 공시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 또한 2025년을 목표로 관련 법안을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 스테이블코인이 과도하게 중앙화될 경우 “탈중앙화의 의미” 가 퇴색된다는 비판도 있다. 예를 들어, 테더나 USDC는 모두 특정 기업이 발행하고 관리한다. 즉, 기존 은행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려던 블록체인의 이상과는 거리가 생기는 셈이다. 이 때문에 ‘탈중앙형 스테이블코인’을 연구하려는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변동성이 심한 암호화폐 시장에서 ‘디지털 달러’ 역할을 하며, 새로운 금융 시대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다. 거래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경을 초월한 송금과 결제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기술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동시에 자산 보유의 투명성, 법적 규제, 중앙화 문제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결국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는 신뢰와 투명성에 달려 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 기반이 되는 신뢰가 흔들린다면 ‘안정된 코인’이라는 이름은 의미를 잃게 된다. 향후 각국 정부의 규제 체계가 정립되고, 발행사들의 자산 투명성이 높아질수록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가상자산을 넘어, 새로운 글로벌 결제 수단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즉,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이 고정된 코인”이 아니라, 불안한 디지털 세계 속에서 신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이자 해답의 일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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