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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들이 달러를 모우는 이유

by 둔팅우여우 2025.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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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들이 달러를 모우는 이유

 

세계 경제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달러(USD)입니다. 뉴스에서는 종종 “한국 외환보유고 중 달러 비중이 높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량 보유하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미국과의 통상 갈등보다, 달러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에 더 신경을 씁니다. 하지만 단순히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이라는 말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왜 달러가 다른 통화보다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걸까요? 각국은 자국 통화가 있음에도 왜 굳이 외화를 쌓아두는 걸까요? 이 시간에서는 달러를 각국이 모으는 이유에 대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다뤄보려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기축통화’라는 외피를 벗기고, 그 안에 숨어 있는 국가적 생존 전략과 경제적 선택을 짚어보겠습니다.

 

1. 국제 무역의 핵심은 아직도 ‘달러’

 

첫 번째 이유는 국제 무역 결제의 80% 이상이 달러로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와 거래를 하든, 중간 통화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 달러입니다. 이는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 이후 달러가 국제 통화로서 확고히 자리 잡은 역사적 결과이기도 합니다. 현재도 원자재, 석유, 식량 같은 필수 품목은 대부분 달러로 가격이 책정됩니다. 그래서 무역을 하기 위해선 달러가 필수입니다. 특히 수출입에 크게 의존하는 나라일수록, 달러가 없으면 경제 활동이 멈추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이 원유를 수입할 때 달러가 없다면 결제가 불가능합니다. 자국 통화를 아무리 찍어도 상대국이 받아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죠. 이는 달러 확보가 곧 생존과 직결되는 구조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도 달러 보유는 중요합니다. 자국 통화가 급격히 떨어지면, 수입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국내 물가가 불안정해집니다. 이를 막기 위해 외환보유액으로 환율을 방어해야 하는데, 그 외환의 대부분이 바로 달러입니다. 즉, 달러는 무역과 물가 안정의 양면에서 ‘국가 경제의 실탄’ 역할을 합니다.

 

2. 달러는 ‘최후의 안전 자산’이기 때문

 

두 번째 이유는 달러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가장 신뢰받는 안전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글로벌 금융 위기나 지정학적 불안, 전쟁 등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달러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달러 강세)이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이는 “위기가 오면 달러로 도망가라”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러한 ‘달러 피난처’ 심리는 국가 차원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합니다. 개발도상국이나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나라일수록, 국가 경제의 안정을 위해 달러를 비축합니다. 이는 국가가 외환위기, 국채 디폴트 등 긴급 상황에서 국제적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미국 국채(달러 기반 자산)는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유동성이 높은 투자처로 간주됩니다. 그래서 달러를 모은 국가들은 이 자금을 다시 미국 국채에 투자함으로써 이자 수익을 얻고, 동시에 자산 가치의 안정성까지 챙깁니다. 즉, 달러는 단지 ‘종이돈’이 아니라, 위기 시 국가 신용을 지키는 방패이자, 금융 수익을 내는 수단으로 작동합니다.

 

3. 달러는 지정학적 ‘보험’이 된다

 

세 번째 이유는 달러가 국제 정치의 파워 게임에서 일종의 ‘보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달러를 많이 보유한 국가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어느 정도 우위를 갖기도 하며, 반대로 미국의 제재에 덜 취약해지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는 중국과 러시아입니다. 중국은 오랫동안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에 수출을 집중했고, 이를 통해 달러 외환보유액을 세계 1위 수준으로 쌓았습니다. 이는 단지 무역적 이득을 넘어서, 미국의 경제적 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방패를 만든 셈입니다. 러시아도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비해 자산을 금과 위안화 등으로 분산시키는 동시에, 기축통화인 달러를 일정 부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달러가 많으면 IMF나 세계은행 등 국제 금융기구와의 관계에서도 신용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외국 자본 유치나 차입 비용을 줄이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달러는 단순한 거래 수단을 넘어서, 국제 정치와 외교 무대에서 신뢰의 상징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세계 각국은 달러를 정치적 생존 수단이자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한 보험으로 여기는 셈입니다.

 

달러는 단순한 통화가 아니다 달러를 모으는 것은 단순한 경제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국가의 무역 생존, 금융 안정, 정치적 독립성 확보를 위한 다층적인 전략입니다. 달러는 그저 미국 돈이 아니라, 세계 경제의 공용 언어이자 국가 운영의 필수 자원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달러 중심의 체제에는 부작용도 존재합니다. 미국의 통화정책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한 국가의 결정이 세계 경제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달러 패권’에 대한 불만도 큽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체할 통화가 없고, 미국의 경제 규모와 신뢰도가 여전히 견고한 상황에서, 달러는 당분간 국제 경제의 중심축으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 각국이 달러를 모으는 이유는 결국 단 하나, "살아남기 위해서"입니다. 이것이 바로 달러의 진짜 힘이고, 우리가 달러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할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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