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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의 심리

by 둔팅우여우 2025.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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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우리는 일상에서 종종 ‘법을 잘 지키는 사람’, ‘원칙주의자’, ‘고지식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이들은 교통법규를 철저히 따르고, 약속 시간에 늦지 않으며, 업무나 인간관계에서 정해진 절차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어떤 이들은 이를 존경하며 신뢰하지만, 또 어떤 이들은 답답하고 융통성 없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향은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복잡한 심리와 삶의 경험이 얽힌 결과입니다. 왜 어떤 사람은 작은 규칙도 철저히 지키고, 또 왜 그것을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엄격하게 적용하려 할까요? 이 시간에서는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내면적 심리를 세 가지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려 합니다. 이들의 심리를 이해하면, 사회 속 다양한 갈등과 신뢰의 구조도 더 명확히 보일 수 있습니다.

 

1. 통제감과 안정 욕구: 세상은 예측 가능해야 안전하다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은 대체로 통제감에 대한 욕구가 강한 편입니다. 이들은 세상이 일정한 규칙과 흐름에 따라 움직이기를 원하며, 이를 통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줄입니다. 예를 들어, 교통법규를 어기는 사람이 많은 환경에서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끼며, 규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회에서 자신이 손해를 볼까 걱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들은 질서 정연한 환경을 선호하고, 그것이 곧 ‘안전한 삶’이라 믿습니다.

이런 성향은 어린 시절의 환경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사람일수록, 성인이 된 후 ‘질서’와 ‘정해진 틀’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규칙을 무시해도 별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고 자란 사람은 불확실성을 덜 위협적으로 느끼며, 그만큼 융통성을 중시하게 됩니다. 원칙주의자의 경우, 규칙이 자신을 보호해 주리라는 무의식적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규칙을 어기는 행동 자체가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이들은 법과 원칙을 어기는 것을 ‘사회 질서를 해치는 행위’로 간주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무단횡단이나 세금 탈루 같은 행동에도 강한 거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 있어 규칙은 단지 약속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안전망입니다. 자신이 지키는 것만큼 타인도 지켜야 한다는 감정은, 공정성과 안정에 대한 깊은 욕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러한 안정 욕구는 위기 상황에서 더 강하게 드러납니다. 팬데믹, 자연재해, 경제 위기처럼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일수록, 이들은 규범과 규칙을 더욱 철저히 따르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때 원칙은 단지 규정이 아니라, 심리적 생존 도구가 됩니다. 정해진 수칙을 따라야만 안심이 되고, 질서를 잃는 순간 삶 전체가 무너질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2. 도덕성과 자아정체성: “나는 옳게 살고 있다”는 자기 확신

 

법과 원칙을 철저히 따르는 사람들에겐 강한 도덕성과 자아정체성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들에게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단순한 행동 지침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의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 “나는 약속을 어기지 않아” 같은 신념은 그들의 삶 전체에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원칙을 어기는 것은 곧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이러한 자아정체성은 대개 사회적 인정을 받으며 강화됩니다. 원칙을 잘 지키는 사람은 주변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정직한 사람’으로 평가받기 쉽고, 그에 따른 긍정적 피드백이 반복되면서 자기 신념도 공고해집니다. 반면, 규칙을 어기거나 타협했을 때는 내면에서 스스로를 비난하며 심한 자기혐오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실수나 편법조차도 꺼리게 되고, 도덕적 기준을 벗어나는 행동에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가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 낳는 것은 아닙니다. 지나치게 ‘옳음’에 집착할 경우, 타인의 실수나 타협에 대해 비판적이고 비관용적인 시각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무책임할까?”, “그건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이야” 같은 판단이 반복되면, 결국 관계에서 거리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 도덕성과 자아정체성이 강한 만큼,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높은 기준을 적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나아가 이들은 스스로를 ‘윤리적 기준의 수호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는 것을 넘어서, 사회 전반의 도덕성 유지에 기여하고자 하는 심리를 가집니다. 어떤 면에서는 이상주의적인 성향이 강한데, 세상이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모두가 ‘올바름’을 기준 삼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자기 확신은 행동의 동기를 강화하고, 때로는 비판에 흔들리지 않는 강한 추진력으로 작용합니다.

 

3. 사회적 역할과 책임감: 내가 무너지면 누가 지킬까?

 

법과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사회적 역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가정에서는 부모로서, 직장에서는 팀장으로서, 사회에서는 시민으로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깊이 인식합니다. 이러한 책임감은 단순한 성실함을 넘어, ‘내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발전합니다. 이들에게 있어 원칙을 지키는 일은 ‘옳은 행동’이기 이전에 ‘의무’입니다.

이런 심리는 특히 조직생활이나 공공의 영역에서 강하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공무원이나 교사, 경찰과 같은 직업군에서 법과 절차를 지키는 사람들은 자신의 역할에 자부심을 느끼며,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습니다. 이들은 대개 “내가 지키지 않으면 사회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식의 생각을 하고 있으며, 작은 타협도 체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규칙을 어기거나 무시하는 사람들에 대해 분노하거나 실망하기 쉽습니다.

또한, 이들은 자신의 신념을 타인에게 설득하거나 지도하려는 경향도 보입니다. 그 이유는 단순한 간섭이나 오지랖이 아니라, ‘나 혼자 지켜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 전체가 기준을 지켜야 질서가 유지된다고 믿기 때문에, 가족이나 동료, 이웃에게도 법과 원칙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는 때로는 지나친 간섭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공동체를 위한 책임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책임감은 종종 자기희생적인 성향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대충 하거나 빠져나갈 때에도, 자신은 끝까지 맡은 바를 다하려 하고, 일이 힘들어도 쉽게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는 개인의 자율성보다는 전체의 안정과 공공성을 더 중시하는 사고방식에서 비롯됩니다. 자기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타인의 삶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신념이 이들을 지탱합니다.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의 심리는 단순한 ‘고집’이나 ‘융통성 부족’으로 치부될 수 없습니다. 이들의 내면에는 안정에 대한 욕구, 자아를 유지하려는 신념, 그리고 공동체를 지키려는 책임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삶뿐 아니라 타인의 삶에도 원칙이 적용되길 바람으로써, 더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세상을 원합니다.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응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원칙만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혹은 ‘꼰대’로 비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선은 그들의 내면을 충분히 들여다보지 못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이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신뢰와 질서,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이들과의 관계에서 유연함과 존중을 함께 갖춘다면, 사회는 더욱 균형 있게 작동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성향이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하며 살아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결국,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예측 가능한 질서 속에서 살아갈 수 있고, 그들의 존재는 우리가 종종 잊고 있는 ‘공공성’의 가치를 다시 상기시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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