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까칠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 직장에서든, 사회생활에서든, 고객이든, 심지어는 친구 사이에서도 이들은 유독 튀고, 자기주장이 강하며, 때로는 타인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까칠한 사람들이 오히려 대우를 더 받는 경우를 자주 본다. 부드럽고 배려심 깊은 사람이 손해를 보고, 유난스럽고 요구가 많은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얻어가는 현실은, 단순히 성격 차이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자주 반복되는 현상이다. 이 시간에서는 ‘왜 까칠한 사람들이 대우를 더 받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이유를 탐구하고자 한다. 감정적인 접근이 아니라, 사회적 시스템과 인간 심리, 조직문화 등의 측면에서 그 이유를 짚어보며, 우리가 배워야 할 현실적인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1. 경계가 분명한 사람은 쉽게 이용당하지 않는다
까칠한 사람들은 처음부터 자신의 경계를 명확히 드러낸다. 말투가 직설적이고,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며,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즉시 표현한다. 이런 태도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 사람은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는 신호를 강하게 준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처음부터 ‘만만하지 않은 사람’으로 인식되어 불필요한 부탁이나 부당한 요구에서 자유로워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상대방을 배려하고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들은 경계를 모호하게 설정한다. 처음에는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평을 얻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려먹기 쉬운 사람’으로 전락하게 된다. 업무를 떠맡거나, 감정 쓰레기통처럼 사용되는 경우도 흔하다. 즉, 경계가 없는 사람은 타인의 이익을 위해 소모되는 반면, 까칠한 사람은 그 선을 처음부터 명확히 그음으로써 스스로를 보호한다. 또한 조직 내에서도 경계가 뚜렷한 사람은 본인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타인의 책임까지 떠안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로 인해 오히려 ‘프로페셔널’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되며, 조직 내에서 신뢰를 쌓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까칠함은 방어기제일 뿐 아니라, 경계선 전략으로서도 강력한 무기가 된다.
2. 불만을 표현하는 사람만이 조건을 바꾼다
까칠한 사람은 불편한 것을 참고 넘기지 않는다. 식당에서는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교환을 요청하고, 서비스가 불만족스럽다면 리뷰나 클레임으로 그 의견을 표현한다. 직장에서도 불합리한 조건, 과도한 업무 분배, 상사의 부적절한 언행 등에 대해 명확하게 불만을 제기한다. 이러한 태도는 때로는 민폐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변화와 개선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불만을 참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지만, 변화의 동력은 되지 못한다. 오히려 시스템은 ‘말 없는 다수’보다는 ‘시끄러운 소수’의 요구에 먼저 반응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피로하고 번거롭기 때문이다. 고객센터에서도 조용한 고객보다 컴플레인을 강하게 거는 고객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받는 일이 많다. 직장에서도 팀 내에서 가장 목소리가 큰 사람이 조건을 바꾸는 경우가 많고, 성과에 대한 보상이나 역할 분담에서도 우선권을 갖는다. 이는 결국, 현대 사회가 ‘문제제기를 잘하는 사람’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갈등을 피하려고만 하는 태도는 현상을 유지하는 데 그칠 뿐, 개선과 진보로 이어지지 않는다. 까칠한 사람들은 단순히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바꾸기 위한 협상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셈이다.
3. 존재감이 강한 사람이 더 가치 있게 여겨진다
사람들은 존재감 있는 대상에게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 까칠한 사람들은 자기표현이 강하고, 자신의 존재를 숨기지 않는다. 회의에서 침묵하기보다는 의견을 내고, 틀린 방향이라도 뚜렷한 주장을 펼친다. 이러한 태도는 때로는 갈등을 유발하지만, 결국 ‘이 사람은 중요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만들어낸다. 존재감은 곧 영향력으로 이어지고, 영향력은 곧 대우로 이어진다. 사실 많은 사람이 존재감을 피하려 한다. 튀면 싫어하고, 평범함 속에 안주하려 한다. 하지만 조직이든 사회든, 존재감이 강한 사람은 불가피하게 ‘눈에 띄는 인물’로 분류되고, 중요한 정보나 기회를 먼저 얻게 된다. 까칠함은 존재감의 외피일 뿐, 그 속에는 자기 확신과 주도성이 깔려 있다. 그리고 이 특성은 인간관계뿐 아니라, 성과와 평가의 영역에서도 강력한 무기로 작용한다. 또한, 까칠한 사람은 흔히 ‘예외를 만드는 사람’으로 인식된다. 일반적인 규칙이나 절차에서도 그들은 예외를 요구하고, 그것을 관철시킨다. 시스템 입장에서는 불편하지만, 결국 그런 사람이 있어야 ‘조율’이 가능해지고, ‘다양한 사례’를 고려하게 된다. 존재감을 발휘하는 사람만이 ‘보통 이상의 대우’를 요구할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는 것이다.
‘까칠하다’는 표현은 부정적인 어감이 강하지만, 실제 사회에서는 그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은 보호를 받고, 더 많은 대우를 받는다. 이유는 명확하다. 그들은 스스로를 방어하는 경계를 설정할 줄 알고, 불합리한 조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며, 자신을 강하게 드러냄으로써 존재감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는 ‘착한 사람’보다는 ‘선명한 사람’을 기억한다. 그리고 ‘피곤한 사람’보다는 ‘말 잘하는 사람’에게 유리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이 글은 까칠함을 무조건 따라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너무 착한 태도만으로는 자기 보호가 어렵고, 사회적 대우를 받기 어렵다는 현실을 직시하자는 것이다. 자기주장이 분명하고, 감정을 숨기지 않으며,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반응하는 것. 그것이 현대 사회에서 손해보지 않고 살아가는 지혜일지도 모른다. 당신은 까칠한가, 아니면 착한가? 그리고 그로 인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가? 이 질문 앞에서, 조금은 전략적으로 까칠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